우리 회사의 팀 간 협업, 서베이로 점검하기
서베이 설계 가이드(2-1) 팀 간 협업
‘디지털 공간에서의 고객 경험(CX) 개선’과 같이 하나의 팀만 노력해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업이 늘면서, 한 기업 내 유관 팀들이 각자의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팀 간 협업(Cross-team Collaboration)’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챗봇을 고객서비스에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AI 챗봇이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는 고객서비스팀에서 가장 잘 알겠지요. 그리고 AI 챗봇의 사용성을 평가할 때도 주로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고객서비스팀의 피드백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따라서 고객서비스에서 잘 활용되는 AI 챗봇을 개발하기 위해선 고객서비스팀과 엔지니어링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협업 툴을 만드는 아사나의 싱크탱크(Work Innovation Lab)에서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레베카 하인즈가 미국 스탠포드대 박사 과정생 당시 연구했던 한 대형 백화점 체인의 사례에선 고객서비스팀과 엔지니어링팀이 일주일에 두 번씩 크로스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각자의 기능(function)에 매몰되어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팀이 크로스팀 미팅을 계기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벽이 무너졌다”는 고위 임원의 소회에서 크로스팀 미팅을 통해 사일로 효과(부서 이기주의)가 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링크)
또다른 사례로, 신세계백화점의 콘텐츠전략팀은 모바일 앱에 백화점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 머물도록 하는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전자책 서비스, 음악 큐레이션, 메타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습니다. 타깃 설정부터 해당 타깃에 적합한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제공하기까지 다른 팀 혹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링크)
하지만 팀 간 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역할과 권한을 인정하면서, 각 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여 함께 회사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조직 내 여러 팀이 협업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나요? 혹시 후자에 더 가깝다면, 이 콘텐츠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팀 간 협업 경험을 좋게 만드는 데 서베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여러 TF(Task Force)를 신설하며 협업과 관련해 복잡한 문제 상황을 맞이한 가상의 회사 A사의 사례를 살펴보며 서베이를 통한 협업 이슈 발굴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1.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구성원의 생각을 빠르게 받아보고 핵심 이슈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일이 모든 구성원을 찾아가서 생각을 청취할 수 있다면, 정확도는 올라가겠지만, 시간이라는 귀한 자원이 그만큼 소진되므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서베이가 적절합니다.
2. 정성적인 주제에 대해 최대한 정량화된 형태로 공유가 가능합니다. 자연히 공감대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지표를 근거로 한 객관적 논의가 중요한데요, 서베이 점수가 바로 해당 주제 관련 지표로 기능하게 되니 인사팀 입장에서는 명확한 지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됩니다.
3. 한꺼번에 다양한 구성원에게 동일한 내용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의견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서베이라는 의견 청취 공간을 열어두면 그곳에 구성원들이 모여 일정한 양식에 각자가 의견을 입력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4. 서베이는 익명성을 보장하며, 100% 제출을 요구하지도 않으니 면대면 인터뷰보다도 더욱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체면을 차리고 나를 너무 드러내지 않고도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특성에 맞춰 왜, 언제 서베이를 진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구성원 몰입의 시작, 서베이’ 아티클을 참고해보세요 🙌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은 ‘팀 간 협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을까?
A사 인사팀은 평소 구성원들이 꾸준히 문제 제기한 협업 관련 세부 주제를 구체화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과거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협업 관련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그간 진행했던 조직문화 서베이, 주니어 보드 안건 목록, 노사협의회 회의록 등 많은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참고로 가설을 설정할 만큼 충분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면, 포커스그룹이나 협업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A사 인사팀이 논의 끝에 선정한 가설로서 이슈는 아래 3가지로 좁혀졌습니다.
1️⃣ 편하게 팀 간 협업을 제안할 수 있는 문화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심리적 장벽)
2️⃣ 협업 요청을 하려면 다른 팀 구성원의 R&R 파악이 필요한데, 이를 알기 어렵다. (R&R 불명확)
3️⃣ 협업 진행 과정에서 소통 채널, 협업 툴 활용 규칙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어 혼란스럽다. (소통/협업 툴 관련 규칙 부재)
‘팀 간 협업 경험’ 서베이로 구성원의 의견 청취하기
위에서 정한 가설을 바탕으로 어떻게 서베이를 만들 수 있을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가설 구체화
인사팀이 정한 3가지 가설적 이슈를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물어본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높은 확률로 정확히 어떤 질문인지, 어떤 장면을 떠올리며 응답해야 하는지 응답자마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답할 것입니다. 따라서 인사팀은 가설적 이슈를 보다 세세하게 나누어 문항의 풀(Pool)을 구성할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 좋은 방법이 ‘이슈 트리’ 또는 ‘로직 트리’를 그려보는 것인데요, 쉽게 말하면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이슈를 세분화하거나 구체화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협업 진행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이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구성원은 직접 대면하는 회의 장면에서의 이슈를 떠올릴 수도 있고, 다른 구성원은 이메일, 협업 툴 등을 통해 진척 상황을 공유할 때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며 답변할 수도 있습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인사팀은 회사 내의 소통 채널을 나열했고, 이를 비동기적인 소통과 동기적인 방식의 소통으로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구분에 따라 구성원들이 각 서베이 질문에 대해 어떤 채널 관련 경험을 떠올려야 하는지 가이드를 줄 수 있습니다.

한편, A사 인사팀은 그간의 내부 기록과 포커스그룹 인터뷰 등을 통해 협업의 준비, 진행, 마무리 단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서베이를 구성할 때, 협업의 어느 단계에 관한 질문인지 응답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협업의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2. 질문 풀 만들고 수정 및 최종 확정
이제 협업 프로세스의 단계별로 어떤 질문을 해야 구성원의 답변을 원활히 얻을 수 있을지 구상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서베이 문항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문항의 풀을 구축하고, 이들 중에서 가장 적합한 일부 문항을 선별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위에서처럼 소통 채널, 협업 프로세스 등 인사팀 내부에서 정한 기준을 토대로 서베이 질문을 최대한 명확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3. 질문별 척도 선택
각 질문별 응답을 종합하여 시사점을 뽑아낼 수 있도록 적절한 척도를 선정해야 합니다. 보통 객관식과 주관식 중에서 목적에 맞게 활용합니다.
- 객관식 척도: 리커트, 단일 선택, 다중 선택 등 보기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전반적인 만족도나 의견을 파악할 때에는 리커트 7점, 10점 척도와 같이 보다 세밀한 의견 수집이 가능한 점수 구간을 추천합니다.
- 주관식: 종합 의견, 기타 의견 청취에 주로 활용하며, 인사팀에서는 설문 말미에 기타 의견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파일럿 테스트와 전사 공지
실제 서베이를 시행하기 전 응답 소요 시간, 문항수에 의한 응답 피로도, 문항 이해도 등을 파악하여 수정 사항을 정리하고 최종 반영합니다. 이때 인사팀과 유관 부서인 교육팀, 조직문화팀 등의 구성원들 일부에게 꼼꼼한 검수를 요청하거나, 무작위로 팀 하나를 지정하여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파일럿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난 이후에는 전사 구성원들 또는 대상자들에게 서베이의 취지, 대상자, 기간 등을 공지하여 일정에 맞게 서베이를 시작할 준비를 마칩니다.
5. 서베이 확정과 진행
서베이 진행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답변을 얻기 위해 인사팀에서 취합률을 매우 촘촘하게 관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100% 취합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조직에서 같은 기간 내에 특정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답변을 제출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취합률은 조직의 규모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겠으나, 약 70~80%를 목표로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제출 현황을 살펴보며 목표 취합률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면 구성원들에게 리마인더를 보내 독려하거나 기간 연장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팀 간 협업 경험은 물론, 조직의 모든 변화의 시작점에는 언제나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성원 개인의 진솔한 목소리가 모여 우리의 이야기가 되고, 그것이 축적되어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지요. 작은 변화들을 계속 쌓아가다보면 엄청난 서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 콘텐츠에서 소개한 ‘팀 간 협업 경험’ 서베이로 구성원의 의견 청취하기에 이어 서베이 결과를 통해 이슈를 발굴하고, 후속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곧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구성원과 함께 더 나은 조직과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회사들의 이야기가 곧 하이커 여러분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게, 레몬베이스가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