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모호함이 우리를 덮칠 때

혹시 일하면서 겪는 이런 어려움이 최근 들어 더 커지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확실한 해결책이 없는 문제를 떠안기 불안해요' '노력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을 때는 프로젝트 착수 자체를 피하고 싶어요' '업무 지시나 요청을 받을 때 목표나 기대치에 대한 설명이 불분명해서 어디부터 어디까지 진행해야 할지 업무 범위를 정하기 어려워요'… 저는 '모호하다'는 호소가 주변에 부쩍 늘었다고 느낍니다.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반대로 뚜렷한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은 채 너무 많은 정보가 제공되거나, 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일이 늘어만 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어려움 속 '모호성(ambiguity)'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제거하거나 회피하거나 감내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알면, 좀 더 나은 대응 방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희망을 품고 오늘의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는 모호성이 무엇인지, 이에 잘 대응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이 모호하면 일하기 어려울까
오늘날 모호성이 짙어지는 이유는 많은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둘은 깊은 연관 관계에 놓여 있으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둘을 떼어놓는 편이 낫습니다. 우선, 불확실성은 예측에 필요한 정보가 없는 경우에 커지는 한편, 모호성은 정보가 많이 있더라도 이에 대한 해석이 불분명하여 정확한 이해가 어려울 때 커집니다.(링크) 따라서 불확실성은 통제하기 어려우나, 모호성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정보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기대하는 결과물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지시받거나 협업을 요청받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작업을 정의하기 어려워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문제 정의와 작업 우선순위 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밝히기 위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모호성을 줄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예비 투자자에게 제공할 용도로 회사 개요를 준비해달라는 지시를 받은 경우, 회사 개요에 반드시 담겨야 할 항목이나 각 항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담당자가 누구인지 등을 물어 자료를 만들기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요. 또다른 예로는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을 클라이언트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할 경우, 우선 데이터 수집과 분류를 통해 목적을 명확히 밝힐 수 있도록 단계를 밟아가면서 모호성을 줄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전략이 모호하면 결과 해석의 모호성 뒤에 숨어 책임을 면하기 쉬워집니다. 달리 말하면, 책임을 묻기 어려워집니다. 프로젝트 성과가 좋지 않을 때 실은 중요하지 않았다거나 기대치가 불분명했다는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성공적인 결과가 어떤 모습인지 비전을 명확히 수립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순위를 매긴다거나, 상대 비교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결과값을 매기는 것(정량화)도 전략의 모호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링크)
- 도움 요청에도 기술이 필요해
- 오늘도 리더에게 질문하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모호성을 잘 견디는 사람일수록
모호성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중요한 것은 이를 받아들이려는 자세입니다. 호주 퀸즐랜드공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는 모호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 더 창의적이고, 전반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 대비 스트레스 수준은 낮고 소득 수준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링크) 업무 환경에서 날로 모호성이 커짐에 따라 이러한 상황에 긍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링크) 이러한 태도와 능력은 '모호성에 대한 관용'이라고 정의됩니다.
모호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편안함을 느끼고 창의적인 해결책이나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여 이러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링크)
이렇게 모호성에 대한 관용(TOA)을 잘 발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모호한 업무나 문제를 직면해도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고 △도전적인 일에 대한 열망과 새로운 일에 대한 선호가 강하며 △모든 정보를 갖추지 않고도(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고, 직장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변화에 적응하며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TOA는 주로 모호성에 대한 '관용'으로, 간혹 '내성'으로 번역되는데 그 속성을 따져보면 내성에 좀 더 가깝게 해석됩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TOA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링크),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세대의 구성원들은 도전적이고 새로운 일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모호성을 다루는 기술이나 자신감이 부족해 불안 역시 크게 느낍니다. 내성을 키우려면 낯선 곳에 가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모호성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링크)
모호성을 잘 다루려면
1️⃣ TOA가 다른 사람들 간의 균형과 견제, 신뢰가 필요하다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갖추지 못했거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반대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링크) 명확성을 지나치게 추구할 경우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로막을 수 있고, 모호성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꼭 필요한 규칙을 정하는 것마저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모호성에 대한 접근 방식과 대처 능력이 상이한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면, 원하는 결과의 명확성과 복잡성에 따라 각자에게 적합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강점에 기반한 업무 배분이 가능해집니다.

2️⃣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하지 않는다
해결책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모호성에서 벗어나고자 성급하게 결론에 다다르려고 하면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링크) 우선, 중요한 문제를 미결로 남겨두는 것에 크게 불편함을 느껴 빠르게 결론을 내려고 하다 보면 흑백논리에 빠지기 쉽습니다.(링크)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이 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회색 지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다면적이고 복잡한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바라봄으로써 왜곡이 일어나거나 필수적인 세부사항을 놓치게 될 수 있지요.(링크)
또, 최선책은 현재의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링크)는 점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가능성과 잠재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용성 편향을 극복해야 합니다. 즉, 현재 사용 가능한 데이터에 근거해 도출한 하나의 대안에 전념하는 대신,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실행하는 것에 투자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3️⃣ 실험을 통해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간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세상살이는 필연적으로 모호합니다. 우리가 다음에 무엇이 올지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얻었다고 생각할 때 상황은 다시 바뀌곤 하기 때문이지요.(링크)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의 전문성과 경험은 빠르게 무용해집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 과거의 경험에 기대 판단을 내리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상황이 급격히 변할 때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실험입니다.(링크)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나요?'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가설을 갖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지요.(링크) 이때 실험이 실험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록과 점검입니다. 세부사항을 모두 알지 못한 채 알고 있는 정보 안에서 결정을 내렸다면 의사결정의 어떤 부분에 추론이 적용되었는지를 명확히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더 많은 사실을 파악한 상태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도의 결과를 면밀히 점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