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브레이션에서 HR 역할은 어디까지?
[HR 리더스 포럼/세션 1] 캘리브레이션 버전 업!
“인사(HR)담당자는 캘리브레이션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평가의 공정성이 날로 강조되면서 캘리브레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캘리브레이션은 최종 평가 결과를 공유하기 전에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일관된 평가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직속 관리자(1차 평가자)들의 평가 결과를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요. 평가 대상자와 직접 일하지 않는 고위 관리자가 편향에 사로잡히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평가 근거가 이 과정에서 충실히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평가의 공정성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이렇게 캘리브레이션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인사담당자들의 고충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평가 등급별 기준을 사전에 전달하는 것이나 조직별로 평가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 등은 물론, 업무로 바쁜 평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어려운 과제까지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사담당자가 캘리브레이션의 주인공이 아니라니요? 그렇다면 캘리브레이션에서 HR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레몬베이스가 지난 11월 19일 ‘HR리더스포럼: 캘리브레이션 버전 업!’을 열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경험을 집중적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구글 본사 기술 부문 HR 비즈니스 파트너,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 등을 지낸 황성현 가천대 코코네스쿨 교수가 강연한 ‘캘리브레이션 과정에서 HR의 역할 범위와 효과적인 수행 방법’, 강정욱 레몬베이스 피플&컬처(P&C)팀 리드가 전한 ‘캘리브레이션 세션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도록 돕는 노하우’와 청중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된 패널토의 내용을 각각의 아티클로 정리했습니다.
[세션 1] 캘리브레이션에서 HR 역할은 어디까지?
[세션 2] 캘리브레이션 세션 진행을 위한 5가지 노하우
[패널 토의] “캘리브레이션이 조직 간 파워 게임이 되지 않으려면?”
[세션 1] 캘리브레이션에서 HR 역할은 어디까지?
캘리브레이션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a)어떤 것에 대한 ‘caliber(잣대)’를 확인하는 것, b)기준을 만드는 것, c)기준에 따라 무언가를 재는 것입니다. 따라서 캘리브레이션은 어떤 잣대를 가지고 ‘회사가 정한 품질에 도달한 것인가’ ‘원하는 (생산) 규모를 맞춘 것인가’ 등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캘리브레이션을 하는 이유
그렇다면, 캘리브레이션이란 제도 및 절차는 왜 필요할까요? ‘기업의 성과관리를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성과관리’란 무엇일까요? 포럼 청중들은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것”, “목표까지 가기 위한 과정을 체크하는 것” 등으로 답했는데요,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성과관리란 무엇을 잘했다고 점수를 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되고, 결과를 거울 삼아 봤을 때 다음번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더 개발해야 할 역량은 무엇이고 비즈니스에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과관리에서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보 수집, 정보 전환, 정보 활용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요. (1) 정보 수집, 즉 행동 파악 및 관찰 단계에서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무엇을 했는가, 왜 했는가’를 살펴보게 됩니다. 이때부터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한 문제 상황은 발생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부정확한 정보가 수집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의 주관성, 어떤 사람이나 그룹에 대한 고정관념이 개입하고, 대비효과, 관대화 및 중앙화 경향, 최신화 오류 등의 영향으로 정보가 왜곡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요. (2) 정보 전환, 즉 원인 파악 단계에서도 처음 받아들인 정보가 과대하게 뇌에 남는다거나, 사소한 정보를 과대 해석할 위험이 있습니다. (3) 정보 활용, 즉 평가 단계에서 결론을 내릴 때도 ‘이걸 잘 하니까 좋은 사람이겠지’ ‘이 사람은 학벌이 좋으니까 당연히 평가를 잘 받아야지’와 같이 후광 효과, 뿔 효과가 나타나곤 합니다. 또, ‘이번에는 이대리를 과장으로 승진시켜줘야 하니까 S등급을 줘야지’ 혹은 ‘김대리는 작년에 S등급을 받았으니, 올해는 한 등급 떨어져도 되겠지’ 등처럼 자의적으로 결과를 조정하는 것이 평가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1차 평가자가 범할 수 있는 오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평가 대상에게 공정하게 평가 등급을 부여하기 위해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합니다. 또, 최종 평가자(평가 책임자)가 집중하는 영역 혹은 개인의 직무 특성상 보지 못하는 개개인의 성과와 조직의 성과를 정렬해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캘리브레이션 과정과 참여자 역할
성과관리 과정을 크게 Planning(계획), Doing(실행), Checking(확인/평가)로 나눈다면, 캘리브레이션은 마지막 Checking의 단계에 포함됩니다. Planning이 전사 목표부터 개인 목표까지 쭉 내려가면서 정렬을 맞추면서 이뤄지고 Doing이 실제 일을 하는 단계라면, Checking은 개인부터 전사 관점으로 올라가면서 성과 및 목표 달성도를 각 조직의 단계별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조직별 성과를 평가하고, 이에 미치는 개인의 영향(기여)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합의하는 절차가 바로 캘리브레이션이지요.

이 과정에서 많은 평가자들이 관여하게 됩니다. 각 단계(차수)의 관리자들이 셀프 리뷰와 동료 리뷰를 근거로 조직의 기준에 맞게 이를 정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위 조직장 등 캘리브레이션 참여자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성과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평가를 넘어, 조직의 역량을 점검하고 미래 역량을 보완하는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올해 ‘일 잘했어, 못했어’뿐 아니라, 미래를 향해 시각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 팀원, 우리 부문에 있는 누구’와 같이 개인의 성과 또는 평가 점수에만 집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따라서 평가 대상인 개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HR 역할
HR은 캘리브레이션의 주인공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가 더 잘 관리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강조합니다.
1. 처음 도입 시에는 (낯선 제도이기 때문에) HR이 캘리브레이션 미팅을 리드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캘리브레이션의 owner는 해당 조직의 장이어야 함
2. 캘리브레이션 tree 설계 및 client와의 confirmation이 중요함
3. 캘리브레이션 미팅 중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data가 미리 구조화되어 있어야 함
4. 캘리브레이션 미팅 시작 이전에 해당 조직 head와 전체 data-set의 구조 및 미팅 진행에 대해 논의
5. 캘리브레이션 시작 전 미팅의 의미, rule 등에 대해 명확히 함 (가능하면 조직장이 직접 전달)
6. 캘리브레이션 미팅 중 논의된 모든 코멘트 기록 (기록자 역할)
7. 캘리브레이션 중 논의 개입의 정도 (결정자가 아님)
8. 캘리브레이션 후 rating 변경 및 개별 코멘트를 정리, 해당 조직장에게 전달: 동일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해야 함
캘리브레이션 후 커뮤니케이션에서 최악의 상황은 실제 피드백을 전달하는 1차 평가자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캘리브레이션 미팅에 참석한 뒤 ‘나는 당신에게 A등급 주려고 했는데 우리 부문장이 B등급 준거야’라고 피평가자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실제로 굉장히 많이 벌어지는 일이지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HR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캘리브레이션의 기본 규칙으로 ‘라스베가스 룰’을 강조하는데요. 라스베가스에서 신나게 놀고 때로는 일탈도 하게 되나,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주변인들에게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즉, 캘리브레이션에서 논의된 내용은 그 자리에 묻어두고 나와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캘리브레이션 미팅에서는 사람과 조직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졌대도, 이때의 논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면 안되고 캘리브레이션에서 결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구성원에게 피드백 내용을 잘 소화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