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나의 약함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

📚북캠프에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팀들이 가진 비결은 무엇일까요? 넓은 세계에 퍼져 제각기 다른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인 만큼, 접근 방식도 제각기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의 저자 대니얼 코일은 수많은 사례 연구와 취재를 통해 최고의 팀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화적 요소를 발견합니다. 바로 소속감, 취약성 교환, 강력한 목적성입니다. ‘레몬베이스 북캠프’* 두 번째 시즌의 마지막 책으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선택한 이유는 이 공통된 요소가 우리 조직에서는 잘 드러나고 있는지,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팀의 리더로서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고민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 요소 중에서, 리더로서 가장 먼저 실현해볼 만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북리뷰를 통해서는 나의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팀 내에 취약성을 교환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라 제안하고자 합니다. 취약성을 교환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다른 요소들과 취약성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책 속 사례들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레몬베이스 북캠프는 여러 기업의 팀 리더들과 함께 팀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는 커뮤니티입니다.

취약성을 교환한다는 것은

‘취약성을 교환한다’는 표현이 다소 생소할 수 있어, 우선 그 의미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제프 폴저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직행동론 교수의 말을 책에서 재인용하면, 취약성을 교환한다는 것은 서로 “나에겐 약점이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확실한 신호를 계속해서 내보내는 것입니다.”(122면) 업무 과정에서는 언제나 내가 잘하는 일만 맡을 수도 없고, 생각보다 더 어려운 도전을 마주할 때도 많지요. 더군다나 리더는 자신이 직접 맡아서 수행하지 않거나, 실무자 시절에 경험해보지 못한 업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므로 오히려 더욱 취약함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거나, 능력 있는 리더로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면 리더는 자기의 약점을 드러내기 보다는 최대한 숨기려고 하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취약하다는 신호를 주고 받는 순환이 팀의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는 오히려 팀 내 협동과 신뢰를 쌓아 올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폴저는 설명합니다. 신뢰가 있어서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취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도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누구나 불안해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며 서로를 신뢰하고 도와줄 수 있습니다. 반면 취약한 순간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면, 상대방 또한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할 테고 매 순간 불안감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122면) 책 속 최고의 팀 사례로 언급되는 뉴욕의 대형 레스토랑 ‘그래머시 태번’의 부점장 스콧 라인하르트가 한 말을 참고하면 취약성을 교환하는 모습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오늘 하루 (…) 만약 누군가에게 열 번 정도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건 성공한 겁니다.”

취약성 교환이 협력로 이어지는 과정

취약함을 서로에게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이를 토대로 업무 결과에 대해 서로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을 만큼 솔직하면서도 팀의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책에서는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와 네이비실의 ‘AAR’을 그 사례로 제시합니다. 이들 사례가 중요한 것은, 취약성을 드러내는 문화가 조직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협력의 과정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

브레인트러스트 회의는 픽사에서 제작하는 모든 영화에 대해 그 당시의 최신 버전을 스튜디오 내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모여서 평가하는 자리입니다. 한 작품에 대해 여섯 번이나 반복해 이루어지는 브레인트러스트는 작품을 낱낱이 해부해 분석함으로써 작품의 감독에게 이 작품이 지금 얼마나 ‘엉망인지’를 알려주는 자리가 되곤 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불편한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러한 피드백을 전달할 때 중요한 점은, 이 평가자들은 그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직접 제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규칙 때문에 평가자들은 다소 비관적일지라도 최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전달하려 하고, 감독은 단순히 선배의 지시를 받아들여 영화에 반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해결책을 자신의 시각에서 찾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합니다.

네이비실의 AAR

AAR(After Action Review)은 네이비실이 미션이나 훈련을 마친 후, 수행 중 드러났던 문제에 대해 진행하는 사후 평가를 지칭합니다. 중요한 것은 계급장을 떼고 부대원들의 주도하에 모든 일의 실체와 실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있습니다. 부대원이 주도한다고 해서 리더가 뒤로 숨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논의 과정을 통해 리더마저도 스스로 “그거 내가 망쳤어”라고 시인할 수 있는 점이 AAR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서로가 자신의 실수를 숨기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을 나눔으로써 ‘다음 임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치 모델’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AAR의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이 두 사례를 통해 조직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로부터 드러나는 지금의 실수나 약점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할 수 있는 문화가 가진 힘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픽사와 네이비실이라는 조직이 가진 명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지요. 두 조직에서 이러한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까지, 그 시작에는 리더든 구성원이든 자기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한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리더가 먼저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야 하는 이유

책 <두려움 없는 조직>으로 잘 알려진 심리적 안전감 연구자 에이미 에드먼드슨은 조직 내에 이러한 문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리더가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말합니다. “안전을 창출하고 싶다면,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개입을 유도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먼저 손을 들고 ‘조심스럽지만,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라고 말하기는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게다가 의견을 묻거나 도움을 구하는 리더들의 진심 어린 질문에 입을 꾹 다물고 있기도 어렵죠.”(94면) 회사라는 조직에서 누구도 선뜻 먼저 나서서 자기의 약점을 말하기 어렵다면, 첫 물꼬를 여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리더도 어려워하는 일이 있어 이를 솔직하게 소통하며 도움을 구할 수 있다는 점, 구성원인 내가 리더의 어려움을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인지하게 되면, 그 구성원은 ‘나 역시 같은 신호를 다른 팀원들에게 공유해도 안전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될 테니까요. 이를 통해 ‘가깝고 안전하며 미래를 함께하는’ 팀이라는 소속감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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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안전감’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소속감과 취약성 공유의 중요성 역시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레몬베이스 캠프 아티클 ‘위기에 강한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을 참고해보세요.

레몬베이스 북캠프에 참여한 한 리더는 ‘리더가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책임감이 있다는 증거’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최종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팀원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판단해 명확히 소통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을 감당하는 것은 팀의 목표 달성에 리더로서 책임감을 느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또 취약성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던 이전 조직에서의 리더 생활 동안에는 스스로 ‘나 이런 게 약점인데, 언젠가는 들킬 것 같아 걱정된다’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제프 폴저 교수는 팀의 협동을 결정하는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 취약성을 경험하는 순간”과 “처음 의견이 불일치하는 순간”입니다. 이 두 경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꾹 참고 기다리거나, 방어적으로 변하거나, 합리화를 시작”하지만, 진짜 해야 할 일은 자기의 취약성을 먼저 드러내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입니다. 마주한 어려움이나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논의에서 우리는 왜 서로 의견이 다른지를 드러내고 소통하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곧 협동이고, 소속감을 강화하는 과정입니다. 두려움 없이 일단 한번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성원이 자기의 취약성을 드러내거나 솔직한 피드백을 전하려 할 때면, 이때 리더가 구성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리더십 구루인 젠거와 포크먼은 강조합니다. 이들은 중간관리자 양성 과정 참여자들을 분석해 효율적인 청자의 4가지 실천 사항을 도출했습니다.

효율적인 청자의 4가지 실천 사항

1. 상대방이 안전하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도록 소통했다.
2. 남을 돕고 협동하는 자세를 취했다.
3. 부드럽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부한 의견에 이의를 제기했다.
4. 때때로 대안을 제시했다.

*출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178면

이러한 행동을 취하며 적극적인 경청과 반응을 함으로써 다음 의문과 응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반복하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증폭해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치 트램펄린에서 발을 구를수록 점점 더 높이 뛸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또한 이러한 사항을 염두에 둔다면 솔직한 피드백 과정에서 자칫 개인을 공격하는 식으로 가혹해지는 것을 경계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하듯 최고의 팀을 만드는 또 하나의 기둥은 ‘소속감과 안전감’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조직에서 일하며 성장하는 우리 모두가 프로다’라는 생각으로 성과관리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편집자 경험에 기반한 ‘정돈된’ 문장으로, 스포츠 광팬으로서 느끼는 ‘성장과 성과에의 열정’을 담아,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내 이야기 같은’ 콘텐츠를 하이커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