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미루지 않을 수 있는 '시작 버튼'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나는 해야 할 일을 미룬 적이 한 번도 없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가 일을 미룬다고 밝혔습니다.(링크) 책 <결심의 재발견(원제: The Procrastination Equation)>의 저자 피어스 스틸에 따르면, 95%의 사람들이 자신이 일을 미룬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링크) 내일 회의를 준비하는 대신 받은 편지함(이메일)을 정리하거나, 뉴스를 검색하는 등 지금 당장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일을 함으로써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덜고자 하기도, 또 '오늘은 자료 조사를 하지 않았지만 내일 하면 돼!'라며 '미래의 나'에게 할 일을 몰아주기도 합니다.
누구나 해야 할 일을 미루곤 하지만, 이러한 '미루기'가 만성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루기가 죄책감을 유발하고, 이러한 죄책감은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커지면서 혼란은 가중되지요.(링크) 이에 따라 마감일까지 일을 마치지 못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진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등의 사태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불면증, 위장 장애 등을 유발하여 건강 악화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링크) 그렇다면 '미루기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선 미루기의 원인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간 및 감정 관리 방법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 2024년 6월 2주 (6/12)
#87 '미루기'에서 벗어나기

그런데 왜 일을 미루게 될까?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서
일을 미루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일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본방 사수'하고 있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일, 취미로 서핑을 배우는 일 등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Solving the Procrastination Puzzle>의 저자 팀 피칠 캐나다 칼튼대학 교수는 미루기란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한 순전히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라며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모호하거나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등등 일에 대한 다양한 감정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링크)
기분 전환이 필요해서
'일할 기분이 아니라서' 해야할 일을 미뤄두고 책상 위를 정리한다든지 동료와 대화를 나눈다든지 등 다른 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분 전환을 위한 회피행동을 택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계획된 일을 피해 기분을 풀고자 예정에 없던 고양이 영상 보기에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안도감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죄책감, 좌절감을 유발하는) 잘못된 감정 조절 전략'이라고 제시카 미릭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교수는 지적합니다.(링크)
잘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그래서 피하고 싶어서)
실패나 비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시작을 미루게 되기도 합니다.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서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내가 똑똑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등의 걱정에 사로잡혀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링크) 어떤 일의 시작을 미루는 근본적인 원인은 완벽주의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 나는 일을 할 때 심지어 내가 내린 결정에 따른 행동마저 미루곤 한다.
2.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미룬다.
3. 직장에서 나는 기분전환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커서, 정상 궤도에 머무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4. 직장에서 일이 지루할 때면 집중하기보다는 기분 좋은 공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5. 나는 직장에서 꼭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이보다 덜 중요한 일에 우선순위를 둔다.
6.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지면 계획 세우기를 피하고,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7. 나는 오랫동안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8. 나는 단지 그 일을 하는 것이 즐겁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일을 미룬다.
*출처: Procrastination at Work Scale(PAWS) 12개 문항 중 8개 문항으로, PAWS는 12개 문항에서 가리키고 있는 미루기 행동이 나타나는 빈도를 0점(한번도 없음)~6점(매일)의 7점 척도로 측정. 다만 이 가운데 4개 문항은 '디지털 주의산만(digital distraction)'에 관한 내용이라 본문에서는 생략.
'미루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작 관리'
그렇다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때, 일할 기분이 아닐 때,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의 조언은 싱거우리만치 간단합니다. '일단 그냥 시작하는 것'입니다. 행동을 시작하는 부담을 낮추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추천서를 써야 하는데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우선 파일을 열고 날짜부터 입력한다든지(링크), 부정적인 성과평가 작성을 피하고만 싶다면(링크) 키워드라도 메모를 해본다든지 등 일단 첫 삽을 뜨는 것입니다.
미루는 습관의 원인은 어떤 나쁜 습관이 몸에 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습관의 부재'에 있다(링크)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루기가 자제력의 부족 탓이라면, 습관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을 시작하기 위한 습관과 체계를 만들어두면 미루기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시작을 미루는 시간을 제한한다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잦다면, '시작하기 전에 미루는' 행동의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링크) 예를 들어, 일종의 '예열'에 필요한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한다면, 보고서 작성에 본격 착수하기 전 관련 뉴스 검색을 하는 데 5분만 할애하는 것이지요. 혹은 산더미 같이 쌓인 그릇을 앞에 두고 설거지를 시작하기 전 기름기가 많거나 깨지기 쉬운 그릇을 분류하는 것으로 5분간 준비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 작은 한걸음부터 내딛는다
또 아무리 큰 프로젝트라도 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를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고 시작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프랑스어를 잘 하는 친구에게 무엇부터 시작하면 될지 물어보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링크) "실행 가능한 작은 단계(micro-steps)를 밟으면 작업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더이상 지연시키지 않고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링크)
🚀 '라스트 스퍼트' 대신 '로켓 스타트'를 택한다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마감 직전까지 일을 미루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밤을 새서라도 일을 마치면 되지, 마감에 닥치지 않으면 업무 속도가 오르지 않는다는 '라스트 스퍼트'에 있다고 책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는 지적합니다. 책의 저자인 나카지마 사토시는 '라스트 스퍼트' 대신 '로켓 스타트'를 선택해야 (1) 마감 기한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2) 큰 그림을 그리고 (3) 오차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로켓 스타트'는 간략히 말하면 우선 낮은 완성도로 일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방식입니다. 먼저 주어진 시간의 처음 20% 동안 총력을 기울여 업무량의 80%를 처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0일 후가 마감일이라면, 10일의 20%인 첫 2일 동안 해야할 일의 80%를 끝내는 것이지요. 이렇게 20%의 시간 동안 80%의 일을 끝낼 수 있으면 기한 안에 높은 완성도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도 좋고, 그렇지 않으면 늦지 않게 마감 기한을 미루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입니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일을 처리하면 정확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남은 80%의 기간 동안 충분히 수정하고 보완하여 마감 기한과 완성도를 모두 지킬 수 있습니다.
"시간 관리가 아니라 감정 관리가 필요해!"
미루기는 '시간 관리가 아니라 감정 관리의 문제'라고 피칠 교수는 강조합니다.(링크) 당장 기분을 나아지게 하려는 잘못된 대응 메커니즘에 기인한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감정 관리 역시 '일단 시작하기'라는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이에 계속 제동을 거는 요소가 있다면, 방해물을 제거하는 노력을 별도로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 미래의 내가 치를 대가도 생각한다
피칠 교수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서, 역설적으로 해당 감정보다 다음으로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오늘의 내 행동으로 '미래의 나(future self)'가 얻을 이익과 고통에 무감하기 쉬운데, '다음'을 위해선 '미래의 나'에 대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미루기는 단기적인 기분 전환을 위해 장기적인 목표 달성을 희생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미래의 나'가 감수해야 할 대가를 이해함으로써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거지요. 예를 들어, 내일 회의 준비를 계속 미루게 된다면, 회의를 준비하지 않는 것의 대가(비용)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면 좋습니다. 회의에 닥쳐서 안건을 공유하여서는 충분히 좋은 의견을 모을 수 없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나아가면 회의 준비로 손이 가게 되겠지요. 또 반대로 일이 잘 되었을 때를 시각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얼른 회의 준비를 마쳐 안건을 하루 전날 공유한 뒤 회의를 진행했을 때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지요.
💬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일을 미루는 이유의 상당수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 일을 할 동기가 약해서, 즉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안에 숨어 있는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피하는 일이 특정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지'를 물어,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지루함, 두려움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이지요.(링크) 또 '항상 마지막까지 미루는 일이 있는지? 미루는 경향이 자주 나타나는 일은 무엇이고, 이때의 사고 패턴은 어떤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미루기보다 좀 더 나은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해야할 일을 계속 미룬다면 직무 전환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감 부족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작을 지연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업무에 대한 도움을 늦지 않게 요청하는 것이 해결책이 됩니다.(링크)
🏔️ 완벽주의를 극복한다
미루기의 원인으로 빠지지 않고 꼽히는 것이 완벽주의입니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인데요, 실제로 시험 공부를 미룬 자신을 용서한 학생이 다음 시험에서는 미루는 경향을 덜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링크) 완벽주의자인 자신과의 대화법을 담은 지난 레터를 다시 전해드리는 것으로 오늘의 레터를 마치겠습니다.
👉 완벽주의에 치인 순간, 나에게 해주어야 할 말
다음주 LbC Weekly 예고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
지금과 같은 변화의 시기에 리더는 불확실성 속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정서적 반응을 이해하고 양방향 소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주 레터에서는 이러한 소통 방식인 '적극적 경청'의 정의와, 이를 위해 요구되는 스킬이 무엇인지를 짚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