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에 치인 순간, 나에게 해주어야 할 말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지난주까지 긴 연휴 뒤 일하는 일상으로의 복귀는 순조로우신가요? 올해의 성취를 위해 연말까지 달려갈 하이커 님을 응원하며, 휴식이 좋은 자양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는 지난 레터의 마지막 Q&A를 이어갑니다. 일터에서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하이커 님의 질문을 받고, 필자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완벽주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국 남녀 직장인 11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링크)에서 '직장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한다'라는 문항에 67.2%가 '그렇다'라고 응답했고, 연세대 상담심리연구실에서 한국인 5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3.62%)이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링크)

그런데 완벽주의를 대하는 이들의 마음은 썩 긍정적이지 못한 듯합니다.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서 '완벽주의가 업무 성과를 높인다고 생각한다'라는 문항에 61.3%가 '그렇다'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추론해보게 되는데, 정작 '완벽주의로 인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75.9%가 '아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성과를 위해 행복과 반대로 가는 길을 선택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은 아닐지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실제 완벽주의는 행복과도, 성과와도 거리가 멉니다. 열심히 일하는 완벽주의자일수록 일 중독에 빠지기 쉽고, 자신의 건강과 배우자와의 관계를 돌보지 않아 번아웃을 경험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하는 연구 결과(링크)가 있는가 하면, 조지아공과대학에서 진행된 메타분석 연구 결과는 '완벽주의와 업무 성과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링크)고 말합니다.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완벽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LbC Weekly에서는 완벽주의의 부정적인 요소를 살피고, 일하는 순간에 완벽주의가 주는 압박감을 덜어내기 위해 스스로에게 해줄 말들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레터가 완벽주의가 짜놓은 "언제나 지는 게임"(링크)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3.10.18. #66
✅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완벽주의입니다.


완벽주의, 이 두 가지를 깨야 한다

완벽주의의 양상과 그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요, 토론토대 데이비드 던클리·커크 블랭스타인은 '자기비판적 완벽주의'의 구성 요소를 '개인적으로 설정한 높은 기준' '부정적 평가에 대한 염려' 두가지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링크) 오늘 레터에서는 이 두 요소로 구성된 완벽주의가 왜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면서 완벽주의 벗어나기의 힌트를 얻어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설정한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

🤨 (목표) "작년에는 100명이 만족한 컨퍼런스를 만들었으니, 올해는 200명을 만족시키는 컨퍼런스를 만들어야지!"
😵‍💫 (현실) "작년 대비 팀원 수도 줄었고, 컨퍼런스 말고 다른 일도 많이 생겼는데, 컨퍼런스는 더 크게 성공시켜야겠고…결국 나를 갈아넣어야 가능하겠구나…!"

여기서의 '높은' 기준은 외부 요인이나 현재의 상황, 나의 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내린 '비현실적인' 기준을 의미합니다.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의 설명에 의하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비현실적인 기준을 충족하려 자신을 몰아세우지만 애초에 비현실적인 기준을 설정했기 때문에 그에 도달하는 데 실패하고, 이 실패에 대해 '나는 충분하지 않아' '내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거야'와 같이 자기를 탓하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스스로의 수행, 노력 등에 대한 기준을 기존보다 더욱 높게 가져가는 악순환을 겪곤 합니다.

위에서 보듯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조건에 의해 '완벽함'은 언제나 위협받습니다. 그러나 완벽주의자는 실패 상황에서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나의 실패'의 증거로 해석하면서, 완벽하지 않은 것은 끔찍한 것으로 인식하며 자책합니다. 또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면 '목표를 너무 낮게 잡은' 스스로를 의심하며 목표를 상향하고 결국 비현실적 목표를 쫒으며 우울해지는 메커니즘을 완벽주의자들이 겪곤 한다고 영국 인지행동치료자 로즈 샤프란은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에 의해 완벽주의자들은 '내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만한가?' 하고 자주 의심하며, 높은 성취 기준에 다다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박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염려

😨 '이 뉴스레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설명이 정말 최선일까? 더 담아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요소가 있어서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찾지 못한 사실을 짚으며 항의하는 독자가 있으면 어떡하지? 독자들이 더 이상 레터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완벽함을 강박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데는 실수가 내포한 결과의 불확실성도 이유가 됩니다. 실수가 가져올 결과가 감당 가능한 것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욱 커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자기비판적 완벽주의의 두 번째 요소인 부정적 평가에 대한 염려는 이러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성공에 대한 압력이 크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경향이 강한 조직이나 사회일수록 그 구성원이 느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커진다고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설명합니다. 이 설명에 따르면 한국에서 완벽주의자의 비율이 높은 이유도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때 부정적 '평가'에 대한 염려가 크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는 곧 외부의 시각이 필수적인 행위이기 때문인데요, 이 외부의 인정에 대한 욕구가 인정 이외의 다른 것에 대해 신경 쓰지 못하게 하는 터널 시야를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완벽해보이고 싶은 욕구('완벽주의적 자기제시')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확신 없음의 상황이 서로 충돌하면서 자기 의심이 커집니다. '단점을 보여서는 안 돼'라는 생각이 앞서 언급한 '높은' 기준을 세우게 함으로써 완벽주의자들이 꾸물거리는 원인으로 연결된다는 논의(링크)도 있는 만큼 이 염려를 끊어내는 것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나에게 하는 말부터 바꿔보아요

일터에서 마주하는 '완벽주의가 영향을 주는 순간들'에 그간 습관적으로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왔나요? 자기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바꾸는 데서부터 완벽주의 해소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스스로에게 주는 메시지를 바꾸는 것이 힘이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적용함으로써 완벽주의와 완벽주의에 놓인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개선 방법을 더 찾아나간다면 오늘 레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겠습니다.

'왜 이것밖에 못해'(X)
'이만큼으로 충분해'(O)

"완벽주의는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완벽한 상태가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에서 설명하는 완벽주의의 기제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정말 '완벽한' 상태일까요?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내가 생각하는 완벽함이 사실은 꽤 모호한 인상이거나, 나의 노력이나 능력만으로 도달할 수 없는 허상에 가까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왜 이것밖에 못해'라는 생각도 사실 실체가 없는 기준에 근거한 부족함을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것입니다. 이 메시지로 인해 스스로 일을 잘 해내기 위해 들인 노력과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할 결과들이 모두 가려지게 되지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실체 없는 부족함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자신에게 자비를 베푸는 태도(self-compassion)입니다. 실수나 좋지 않은 결과를 마주해 실망하거나 당황한 순간에도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그러듯 자기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링크) 책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서는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스스로 "그런 친절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믿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베푸는 자비는 훌륭히 해낸 일에 대한 보상이나 "특별대우"가 아니라 일상적인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이나 어려운 마음을 겪을 때마다 '이만큼으로 충분해' '이대로의 나로 충분히 괜찮아'라고 되뇌어보세요.

'자꾸 일을 미루는 나는 무능해'(X)
'나는 일을 잘 해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은 상황이야'(O)

거의 대부분의 업무에는 완료되어야 하는 시한이 정해져 있게 마련인지라, '미루기'를 자주 경험하고 있다면 회사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미루기의 원인이 단순한 게으름이나 능력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완벽주의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은데요.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압도되어 실패할 요소를 없애는 데 몰두해 노력을 과도하게 들이느라 주어진 기한을 넘어서 마감을 미루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현실의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의 간극이 커 일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크게 느껴 회피하느라 일의 착수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나 상황이 어찌 되었든 만약 미루기의 굴레에 빠져 있다면, 자기 자신이 게으르거나 무능하다는 자기 비난부터 그만두어야 합니다. 스스로에 대해 질책한 후 업무의 성취를 이루어냈다고 해도, 이는 각각 독립적인 일이며 인과관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은 말합니다. 또한 그 이유가 무엇이든 자기 비난이 지속되면 우울감과 무력감에 빠지기 쉽지요. 자기 비난에 스스로를 내몰기보다는 우선 자신이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함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을 작게 쪼개거나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해 다시 예측하는 등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00에게 인정 받으려면…'(X)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O)

자기 행동에 대한 의심을 많이 하고 있다면, 이 의심이 '타인의 인정을 받을 만한가'라는 기준에 의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성공이나 성취의 기준을 외부에만 두고 자기 기준을 가지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외부의 인정을 받기 전까지 스스로를 '잠재적 실패자'로 규정하는 셈일 수 있겠지요.

그런데 회사 일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평가'까지 염두에 두면 이 외부의 기준과 인정에 대해 민감해지는 것이 일견 당연해보입니다. 하지만 이 기준 역시 언제든 바뀔 수 있는데다, 자신의 기준과 그에 대한 확신 없이 외부의 기준으로만 자신의 '완벽성'을 가늠한다는 것은 허상입니다. "오직 타인의 인정을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링크) 그렇기에 자신의 행동과 판단에 대한 합리적인 확신이 필요합니다. 이때 '합리적'이라는 것은 완벽하게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인 정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며 결코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에, 통용되는 이치에 맞는 정도라면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박한 평가를 내리곤 하는 완벽주의자라면, 이를 현실화하는 데 오히려 외부의 기준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높거나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리더와의 1:1 미팅이나 다면리뷰 등을 통해 역량과 성취에 대한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현실적인 수준의 기준에 대한 힌트를 얻고 자기 확신의 기준을 세워나가보면 좋겠습니다.

📚
 완벽주의의 유형과 반응, 그에 따른 대응방안 등에 대해서는 오늘 레터에서 다룬 내용 이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왔습니다. 완벽주의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의 책과 아티클을 참고해보세요.

- <네 명의 완벽주의자>, 이동귀 외, 흐름출판 2021
-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마이클 투히그 외, 수오서재 2023
- "How Perfectionism Leads to Burnout—and What You Can Do About it," <Time> 2023.1.6.
- "Perfectionism Is Bad For Your Career: 3 Most Important Things To Know," <Forbes> 2022.4.3.
레몬베이스

레몬베이스

레몬베이스는 리뷰, 목표, 1:1 미팅, 피드백, 서베이 기능을 통해 흩어진 성과 데이터를 통합하고 회사와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와 함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