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평가, ‘목표’로 돌아가라

평가를 주고받을 때 목표를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

정해진 기간 동안 이루어낸 업무의 성과를 돌아보는 성과 평가는, 과감하게 단순히 표현하자면 ‘목표 달성 여부를 따지는 일’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때, 이번 기간 동안 달성하기로 한 목표에 대해 구성원과 리더, 조직이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번 분기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에 맞춰 성과도 충분히 냈다고 생각했는데 평가 결과가 제 성과와 노력에 비해 낮게 나와서 억울해요.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팀원이 이번 성과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해요. 이번 분기 세웠던 목표를 생각했을 때 달성 정도가 낮아서 그에 맞춰 평가한 거였거든요. 대체 어디서부터 이해를 시켜야 할지 막막하네요.”

성과 평가 결과와 수용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런 고민에 놓여 있는 하이커라면, ‘억울하지 않은’ 성과 평가 결과를 받아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실 텐데요. 평가 과정에 돌입하기 이전에 목표 수립 시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하고 생산적인 성과 평가는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합의하는 데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목표의 ‘동상이몽’에서 벗어나려면

앞선 케이스의 화자를 ‘세일즈 리드 재접촉 과정을 효율화한다’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구성원과 그를 지켜보며 관리한 리더라고 생각해볼까요. 각자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이번 목표에 명시된 ‘효율화’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느 정도면 효율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무얼 가지고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측정할 수 있을지를 서로 다르게 생각한다면 자연히 하나의 성과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갖고 보게 되지요. 이는 곧 평가 결과에 대한 수용성이나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링크)

또, 성과 기대치가 합의되지 않는 조직에서 구성원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서로의 기준이 달라 자신과 리더의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 반복되면 구성원은 조직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인지하기 어렵지요. 이는 자연히 업무 생산성과 의욕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 만큼, 목표를 세울 때는 그 목표 달성과 연관된 성과 기대치에 대한 구성원과 리더, 조직 간 공통의 이해가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과 기대치를 합의한다는 것

사실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목표 자체를 합의하지 않고 무턱대고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의 합의가 단순히 ‘목표를 나타내는 문장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목표의 동상이몽을 해소하기 위해서 진짜 합의해야 하는 것은 목표에서 규정하는 성과의 ‘기대치’입니다. 구글 역시 이러한 성과 기대치 합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과관리 사이클의 첫 순서로 두고 있습니다.(링크)

‘성과 기대치를 합의한다’는 것은 목표를 설정할 때 그 달성 수준의 구체적인 지표나 결과를 리더와 구성원이 논의하고 합의함으로써 서로 같은 목표 달성상을 그리는 것을 뜻합니다. 즉, ‘이 목표를 향해 달려보자’뿐 아니라 ‘이 목표가 달성되면 이런 모습이 되어 있을 거야!’를 논의하여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까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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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성과 기대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될까요? UC버클리대 피플앤컬처(People & Culture) 센터에서는 성과 기대치의 범위를 ‘결과’와 ‘행동양식’으로 구분해 규정합니다.(링크) 결과(Results)는 구성원이 생산해낸 재화나 서비스로, 보통 지표나 ‘목표(Objective)’로 측정됩니다. 행동양식(Actions & Behaviors)은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구성원이 사용한 방법이나 수단을 뜻하는데, 이는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구체화한 ‘성과 단위(performance dimension)’로 측정합니다. 우리가 세우는 목표를 이 두 요소에 의해 구분하고 지표화해 측정 가능한 단위로 나타내고, 이 지표의 달성 수준을 서로 합의하는 것이 성과 기대치 합의의 구체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과 기대치, 어떻게 합의하고 채워나가나요?

성과 기대치에 기반한 목표 달성 과정(레몬베이스 제공)

성과 기대치 합의

앞서 설명한 대로 성과 기대치 합의는 리더와 구성원이 목표와 그 달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기대를 맞추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리더와 구성원은 목표 수립 단계에서 ‘어떤 상태가 되었을 때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두고 고민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화해 살펴보자면, KPI 기반의 성과관리를 수행하는 조직이라면 보통 ‘목표 달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그 수준’을 목표 기대치로 놓고 합의할 수 있고, OKR 기반의 성과관리를 수행하는 조직은 정량화해 측정 가능한 KR을 수립하고, 그 수준을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또한 이에 맞춰 실제 평가 상황에서 평가의 기준이 될 척도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과 기대치 점검

성과 기대치를 합의하고 실제 업무 상황에서 성과관리를 수행할 때, 이 합의한 기대치에 대한 점검이 수시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업무 과정에서의 기록’과 ‘꾸준한 소통’이 요구됩니다.

업무 과정 기록

구성원은 자신이 목표 달성을 위해 수행하는 업무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목표 달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을 수행하면서 ‘목표 체크인’을 해두거나, 주기적인 셀프 체크인을 통해 업무 과정과 그 과정에 포함된 여러 요소들(예를 들어, 외생 변수나 업무 중 새롭게 알게 된 점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레몬베이스 목표 제품의 ‘목표 체크인’ 화면. 목표 수립 단계에서 합의한 목표 기대치가 얼마나 충족되고 있는지 진척도를 업데이트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구체적인 업무 상황을 수시로 체크인할 수 있다.

꾸준한 소통

축적된 업무 기록을 토대로 리더와 구성원이 주기적으로 1:1 미팅을 진행하며 목표 달성 과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진행 과정을 살피다 보면 기대치가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당초 합의했던 기대치가 실제 어느 정도 달성 가능한 수준이었는지, 혹 너무 어렵거나 쉬운 기대치를 설정했던 것이 아니었는지를 살피며 조직과 구성원의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

레몬베이스 1:1 미팅 제품 '1:1 미팅 보드' 화면.
레몬베이스 1:1 미팅 제품 화면. 대화 참여자의 목표와 진행 상황을 한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기대치에 근거한 성과 평가

성과 기대치를 합의한 후의 성과 평가는 목표 수립 시 합의했던 기대치와 실제 업무 성과를 비교한 결과를 공유하고 확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가의 주체로서 구성원과 리더, 동료는 기대치와 성과를 놓고 각자의 해석을 내놓게 됩니다.

셀프 리뷰

구성원은 평가 상황에서 셀프 리뷰를 작성할 수 있다면 합의된 성과 기대치에 근거해 본인의 업무 성과를 어필하고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업무 과정에서 수시로 목표 체크인, 셀프 체크인 등의 기록을 잘 남겨두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이 리뷰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향 리뷰

리더가 구성원의 성과를 리뷰할 때 역시 목표 수립 과정에서 합의했던 성과 기대치와 그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온 업무에 대한 기록에 근거해 리뷰를 작성해야 합니다. 목표 달성에 대해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 만큼 더 설득력 있고 수용 가능한 리뷰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동료 리뷰

동료 리뷰가 어렵다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이 구성원의 업무에 대한 기대와 그 결과를 잘 알지 못한 채 리뷰를 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성과 기대치가 합의되어 있고 이에 기반한 목표 체크인 기록을 참고할 수 있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많이 줄어듭니다. 동료의 업무 및 성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실질적인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리뷰의 관점을 다양하게 확보한다’는 동료 리뷰의 취지를 살리는 데도 성과 기대치 합의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레몬베이스 리뷰 제품 '리뷰 작성' 화면.
레몬베이스 리뷰 제품 화면. 셀프, 동료, 하향, 상향에 관계없이 리뷰 대상자의 목표와 그 체크인 과정, 진척도 여부 등을 리뷰 작성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회고 및 새로운 목표 합의

리더와 구성원은 성과 평가 결과를 놓고 1:1 미팅을 통해 서로의 관점과 결과 인식을 공유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다음 기간의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하지요. 합의된 성과 기대치가 얼마나 충족되었는가를 돌아보면, 이번 목표와 그 기대 수준이 얼마나 도전적이거나 실현 가능한 것이었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더러, 개인의 역량과 노력을 벗어난 요소들이 개입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더욱 면밀히 돌아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성과 평가는 ‘순간’의 일이 아니다

성과 평가를 ‘평가 시점의 목표 달성 여부’라는 한 순간의 행위로 인식하는 것이, 리더로 하여금 평가 시점에 이르러야 구성원의 일을 돌아보고 그 순간의 인식과 판단에 따라 평가를 내리도록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을 통해 살폈듯, 성과 평가는 성과관리 전 과정에 걸쳐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목표를 설정하며 성과는 어떤 모습의 결과로 나타나고 각자가 이에 어떻게 기여해야 할지 서로 그 기대를 합의하고, 그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체크인과 1:1 미팅을 통해 수시로 살피며, 이 기록들을 토대로 평가 기간에 최종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지요. 그리고 이에 따라 앞으로의 행동 변화에 대한 피드백과 다음 목표 설정을 이어가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성과 평가를 더 공정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의 과정을 기록하고 항상 점검하는 것은 결국 ‘성과를 더 잘 내기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덜 억울하고 더 공정한 성과 평가를 주고받기 위한 일과, 나와 우리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조직에서 일하며 성장하는 우리 모두가 프로다’라는 생각으로 성과관리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편집자 경험에 기반한 ‘정돈된’ 문장으로, 스포츠 광팬으로서 느끼는 ‘성장과 성과에의 열정’을 담아,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내 이야기 같은’ 콘텐츠를 하이커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