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얼라인한다’는 것은

[성과관리 개념사전] 목표 얼라인(align)

"이번 분기도 목표 잘 얼라인해서 달려봅시다!"
"이런 비효율은 아무래도 목표 얼라인이 잘 안 된 탓인 것 같네요."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가 한국에도 많이 도입되면서 이렇듯 이전에는 없거나 잘 쓰이지 않던 개념들이 우리의 업무 곳곳에 빠르게 자리 잡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얼라인(align)’입니다. 그런데 자주 들리게 된 것에 비하면 딱 맞는 한국어 표현도 잘 떠오르지 않고, 언제 무슨 의미로 쓰는 말인지도 단번에 잡히지 않는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얼라인’이 아닐까 합니다.

이 모호해보이는 개념이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비즈니스 컨설팅펌 LSA Global의 연구에 따르면, ‘얼라인’이 잘 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수익 성장이 58% 빨라지고, 72%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고 합니다.(링크) 으레 세워지는 회사의 목표에 대해 ‘얼라인’을 하면 이렇듯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니, 대체 어떤 것인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목표 얼라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그 의미를 풀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align’이 하나의 단어로 번역되기 어려운 이유

캠브리지 사전은 ‘align’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to put two or more things into a straight line, or to form a straight line
; 두 개 이상의 것을 곧은 선 위에 두거나 일직선으로 만들다
to be the same or similar, or to agree with each other
; 같거나 비슷하거나 서로 일치하는 것

이 정의와 가장 부합하는 한국어 표현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정렬’입니다. 실제 얼라인을 한국에서 번역해 사용할 때 빈번하게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지요. 정렬의 사전적 의미는 ‘가지런하게 줄지어 늘어섬. 또는 그렇게 늘어서게 함’으로, ‘선 위에 둔다, 일직선으로 만든다’는 얼라인의 정의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표를 가지런하게 줄지어 늘어서게 한다는 말로는 여전히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와닿지 않지요. 아마 얼라인 개념에 대한 하이커 여러분의 어려움도 이쯤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두번째 정의의 번역에서 등장하는 ‘일치’는 어떨까요? 일치는 ‘비교되는 대상들이 서로 어긋나지 아니하고 같거나 들어맞음’으로 정의되는데요, 하나의 기준을 두어 조금씩 다른 여러 생각을 이에 맞춰간다고 할 때, 이를 ‘일치시킨다’고 표현해도 크게 어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일치’의 결과물은 하나의 선이라기보다는 모두가 완전히 겹쳐진 점에 더 가까워, 얼라인의 의미를 다 담아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때때로 얼라인을 ‘조정’으로 번역한 경우도 보게 됩니다. ‘어떤 기준이나 실정에 맞게 정돈함’이라는 의미가 목표 얼라인 개념의 일부를 설명합니다. 업무 상황 중 종종 ‘~~에 대해 얼라인하자’고 할 때는 보통 이 의미인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이 역시 앞서 소개한 정의에 대한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align’이 하나의 한국어 단어로 번역되기 어려운 것은 이 세 표현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즉, 얼라인은 ‘일치’시키고 ‘정렬’해가며 ‘조정’하는 과정인 것이지요.그렇다면 목표에서의 얼라인은 무엇을 어떻게 일치시키고, 정렬하며, 조정하는 걸까요?

하나, 모든 구성원의 목표에 대한 이해를 ‘일치’시킨다

하이커 여러분은 회사의 목표를 알고 계신가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은 너무 익숙하지만, 막상 많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목표는 그저 어딘가 먼 곳에 구호처럼 남아 있곤 합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2012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구성원의 40%만이 회사의 목표와 그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고 합니다.(링크) 반 이상의 구성원은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지 들어보기만 했거나 잘 모르는 채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상관 없이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지요.

목표에 대한 이해를 일치시키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우선 회사의 목표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의 모습을 같은 것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목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되는 것이 좋습니다. 구성원들이 개인과 팀의 목표를 정의하고 이를 회사의 목표와 정렬하는 데 그 목표가 수립된 배경과 맥락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공유된 목표와 정보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호하거나 이해가 채 다 이루어지지 않은 지점에 대해 묻고 답하며 서로 가지고 있는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의 모습’을 맞추어나가야 합니다. 이때의 논의는 규모가 작은 회사라면 타운홀미팅과 같은 전사 회의로도 진행해볼 수 있으며, 전사 단위의 논의가 어려운 규모와 문화를 가진 회사라면 팀의 리더와 구성원 간 1:1 미팅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둘, 팀/개인 목표를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정렬’한다

회사의 목표가 치열한 고민 끝에 성공을 향해 놓이게 되어도, 각각의 팀이나 개인의 목표가 이를 이뤄내기 위한 일들로 구성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거 내부 경쟁을 유도하며 개인의 성과 창출을 도모했던 초기 MBO 기반의 성과관리에서는 개인별로 제각기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개인 목표를 수립했습니다.(링크)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회사 전체의 목표를 이루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팀과 구성원의 업무 목표는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한 것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이는 곧 ‘어떤’ 일을 해야 회사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며, 이 역시 목표 얼라인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일치된 이해에 기반해 자신의 직무와 전문성, 그를 둘러싼 업무적 상황을 고려하여 팀과 개인의 목표를 수립하고 정렬해야 합니다.

셋, 일치된 이해와 정렬된 방향성에 따라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 계획을 ‘조정’한다

오케스트라가 다음 공연을 위한 곡을 확정했습니다. 곡만 정해졌다고 해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곡의 어느 부분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각 파트의 디테일은 어떻게 살릴 것인지 등을 계속 맞춰나가야 합니다. 목표 수립 과정에 대입해본다면 이는 실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이 역시 목표 얼라인의 일부입니다.

구글에 OKR을 도입하도록 이끈 존 도어는 자신의 저서 <OKR>에서 ‘alignment’를 “계획 수립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갈 때 관리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업무가 조직의 전망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율”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목표를 수립하는 목적 자체가 결국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 어디에 힘을 쏟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기 때문에, 목표 얼라인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조정에까지 이어집니다.

얼라인은 목표 달성을 위한 조율의 과정

얼라인의 정의는 결국 ‘다른 것을 같게’ 하는 작업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여러 구성원이 함께 해나가는 것이며, 이때 서로의 이해와 방식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를 맞춰나가는 것은 효과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 과정은 당연히 혼자 해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요.

지금 우리 조직의 목표 얼라인 수준은 어떤가요? 목표가 있으니 당연히 모두 같은 생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정말 목표에 대해 일치된 이해를 갖추고 모두의 목표와 업무가 그 방향을 향해 정렬되고 조정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갈 곳과 그 방향이 확실할수록 위대한 모험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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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접하지만 알 듯 말 듯 맥락으로만 이해하던 모호한 용어와 개념, 정확히 알고 써야 업무에서의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레몬베이스가 준비한 ‘성과관리 개념사전’과 함께 모호함은 덜어내고 성과관리 성공률을 높여보세요!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이하늘(arthur@lemonbase.com)

‘조직에서 일하며 성장하는 우리 모두가 프로다’라는 생각으로 성과관리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편집자 경험에 기반한 ‘정돈된’ 문장으로, 스포츠 광팬으로서 느끼는 ‘성장과 성과에의 열정’을 담아,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내 이야기 같은’ 콘텐츠를 하이커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