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저성과자' 낙인 찍는 '필패 신드롬'에서 벗어나는 방법

📚 북캠프에서 <필패 신드롬>

레몬베이스 북캠프* 4기의 마지막 모임은 책 <필패 신드롬>과 함께했습니다. 현장의 많은 리더들이 고민하는 주제인 '저성과자 관리'를 두고, '저성과자가 낮은 성과를 내는 이유'를 리더 스스로에게서 찾아보고자 선택한 책입니다. 허나 분량도 방대하고 내용도 만만치 않은 책이라, 매주 인상 깊은 구절을 찾는 '미션'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북캠프 참여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참여자들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해주셨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저마다의 선입견과 편향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북캠프에서 이뤄진 솔직한 대화 역시, 스스로의 관점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레몬베이스에 피플&컬처 리드로 합류하기 전부터 '레몬베이스 북캠프'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에 진행자로 참여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레몬베이스 북캠프는 여러 기업의 팀 리더들과 함께 팀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커뮤니티입니다.

내집단(in-group)과 외집단(out-group)

작년에 직무 변경과 함께 새로운 조직으로 이직했어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적응이 쉽지 않았고, 그래서 노력했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본 리더는 점차 하나하나 업무를 다시 지시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마이크로매니징의 악순환이 시작되더군요.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혹시 내가 이직을 잘못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이 참여자의 사연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는 '새로운 리더의 부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온 리더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라고 격려하며 전적인 신뢰를 보였고, 그 말 한마디에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성과도 나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일'은 그대로였지만 '리더의 인식'이 달라지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던 것이죠. 리더십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사례는 <필패 신드롬>의 '내집단(in-group)'과 '외집단(out-group)'의 개념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면 외집단에 속한 구성원은 리더가 공식적이고 비개인적인 태도로 대하며, 규칙과 권위가 강조되고, 자율성과 피드백은 부족한 환경에서 일하게 됩니다. 점차 심리적으로 고립되기 쉽고, 상사의 기대를 충족하기도 점점 어려워지죠. 결국 이는 동기부여와 성과, 리더와의 상호작용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외집단에 속한 사람이 내집단으로 옮겨가려면 지속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보여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확증편향을 끊어내는 방법

이렇게 내집단-외집단 구분이 고착화되는 배경에는 '확증편향'이 있습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경향입니다. 리더가 한 번 '성과가 낮은 직원'이라고 인식하면, 그 이후에는 그 인식에 맞는 행동이나 증거만을 주목하게 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결국 실제로 그 직원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이것이 바로 <필패 신드롬>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저자는 이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북캠프 참가자들도 '새로운 리더의 부임'으로 문제가 해소된 경험은 꽤 있었지만, '솔직한 대화'로 상황을 개선한 사례는 드물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더라도, 그것을 말로 꺼내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한 참가자는 오랜 시간 리더와 관계를 쌓아가며 조금씩 인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이런 말을 해도 될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용기 내어 말하기로 했다"며 자신이 어려운 대화를 시작하는 노하우를 나누어주기도 했습니다.

<필패 신드롬>에서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대화에 있어서, 세 가지 접근법을 제안합니다. 첫번째는 리더가 구성원의 성과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 및 공통으로 이룬 성과에 대해서 의논하길 원한다고 밝혀야 합니다. '함께 관계를 개선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두번째로 리더는 상황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함께 노력하면 개선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열정은 의외로 쉽게 전념되는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상황이 그렇게 되기까지 자신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본인 행동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의사도 분명하게 밝힙니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달라"고 말하는 태도는 마음의 문을 열고, 나아가 확증편향을 끊어낼 수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저성과자' 아닌 '저성과' 관리,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북캠프에서 한 참가자는 "회사에서 한 번 낙인이 찍힌 구성원은 결국 퇴사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제안을 내도 무시되거나 반영되지 못한 것이죠. 이것이 과연 최선일까요? 실제로 현장의 많은 리더들이 '저성과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어려워하곤 합니다. 자칫 관계가 틀어지거나 조직 분위기를 해칠까 조심스러워 말을 아끼게 되는 경우도 많죠. 그럴 땐, 다음의 세 가지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1. 사람을 규정하지 말고 '상태'를 보자

리더가 품은 인식은 구성원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이 사람은 안 될 것 같아'라는 평가 절하는, 어느새 말투나 피드백에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필요한 건 나의 시선부터 점검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성과자'가 아닌 '저성과 상태'라는 단어를 사용하자고 말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저성과 상태에 빠지곤 하니까요. 그렇게 사람과 상황을 분리하고, 어떤 선입견을 가졌는지 솔직하게 돌아보는 것이 시작입니다.

2. 잘하려면, '기대치'를 알려야 한다

리더가 기대하는 성과가 불명확하거나, 기준이 자주 바뀐다면 구성원은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저성과자의 많은 문제는 어쩌면 '능력 부족'이 아니라 '기대 불일치'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잘하고 싶지만, 무엇을 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요.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성과에 대한 기준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대가 잘 전달되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보세요.

3. "나도 부족했다"고 먼저 말해보자

저성과 관리의 핵심은 결국 관계와 신뢰 회복에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구성원이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리더가 먼저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본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구성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요청해보세요.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라는 지지적 질문 하나가, 꽤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결국 <필패 신드롬>은 우리 모두가 빠지기 쉬운 인식의 함정과 그로 인한 악순환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리더가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일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성과'란 단지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성과를 낳고, 그 성과는 다시 신뢰를 강화하는 선순환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선순환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건 대단한 전략이나 기술이 아니라, 솔직한 말 한마디를 꺼내는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북캠프에서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나눠주신 리더들의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저 역시 배움의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강정욱(jay@lemonbase.com)

강정욱(jay@lemonbase.com)

레몬베이스 People & Culture Team Lead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A부터 D까지 여러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았고,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 중입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리더들의 이야기를 쉬운 문장으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저서로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과 <스타트업 HR 팀장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