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중간관리자는 사라질까

3월에 접어드는 동안, 'AI 시대'를 둘러싼 조직의 고민은 멈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Lemonbase Camp Biweekly(LbC Biweekly)도 그 고민을 함께 이어갑니다. 127호에서 289명의 HR담당자가 꼽은 ‘AI 시대 가장 중요한 HR의 역할’을 다룬 데 이어, 이번호에서는 중간관리자의 역할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AI가 실험적 도구가 아닌 실행의 주체가 된 시대, 전략과 실행을 잇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사라지게 될까요?

비용을 줄이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 구조를 간소화하고, 이에 따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다만 AI가 변화를 가속하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생성형 AI가 상용화되기 직전 해인 2022년 중간관리자의 수요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HR데이터플랫폼 Revelio Labs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중간관리자 채용 공고 수는 2022년 4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5년 말 약 42% 감소했습니다.(링크) 콘페리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1%가 소속 기업에서 관리 계층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고, 가트너는 올해까지 20%의 기업이 AI 활용에 따라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링크)

이렇듯 관리 계층과 중간관리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러한 추세가 곧 중간관리자 역할의 축소 혹은 소멸을 의미할까요? 이번 LbC Biweekly에서는 AI 시대의 중간관리자 역할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보고, '성과관리 AI 활용 트렌드 2026' 조사를 통해 취합한 289명의 HR담당자의 답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AI 도입을 이끄는 ‘에이전트 매니저’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간관리자의 수는 줄어들지만 그 역할이나 중요성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업무에 AI가 활용되면서 워크플로와 기대 역량의 중대한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오히려 더 강조돼야 하고, AI의 도움으로 지금까지는 요구와 기대에 그쳤던 높은 수준의 리더십을 실제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변화의 주체

먼저 “중간관리자들은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링크) 변화의 시기에 중간관리자는 조직의 적응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중간관리자는 코치이자 멘토로서, 전략적 변화를 현장의 실행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습니다. 실행의 주체에 AI 에이전트가 추가된 것이 변화의 폭을 키우고 있지요. 다이앤 거슨 전 IBM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조직이 불확실성과 변화에 대응하는 동안 중간관리자들은 팀원들이 회사 전략에 발맞춰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 예산과 자원을 재배분한다”고 설명합니다.

구성원들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저항하기 쉽기 때문(링크)에 촉진자 혹은 조정자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콘페리가 진행한 설문 응답자 37%가 중간관리자의 수가 줄어들면서 방향성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이 변화의 끝(목적이나 결과)에 무엇이 있는지,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성공적인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의 결정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 조사에 따르면, 22%의 조직만이 AI 전략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고(링크), 다른 조사에서는 34%의 관리자만 AI를 업무에 통합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낀다(링크)고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중간관리자가 AI 도입에 대한 구성원들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첫 단추는 우선 조직의 AI 비전을 명확히 이해하고 전달하는 것이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 각자가 느낄 수 있는 피로(change fatigue)를 인정하고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응답자 75%가 AI 활용에 대한 자신감이 낮고, 40%는 자신의 역할에 AI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링크) 펄스 서베이(짧은 주기로 진행하는 설문조사)나 1:1 미팅 등을 통해 지원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지요.

💻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업무환경 설계자

AI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역할이 중간관리자에게 추가됩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실행하는 인공지능입니다.(링크) AI 에이전트의 품질, 속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적합성,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프롬프트와 워크플로를 다듬는 등의 업무가 더해지고, 필요한 경우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역할은 여전히 중간관리자의 몫으로 유지됩니다.(링크)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을 설계하는 것도 중간관리자의 중요한 역할로 부상했습니다. AI의 한계를 파악하고 인간이 개입하는 절차를 마련해 이를 반영한 워크플로를 구축하는 것이지요. 업무환경을 설계하는 원칙(링크)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AI를 협업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입니다. △의사결정을 누가 내릴지 권한 명확화 △AI와 인간 각각의 강점을 중심으로 한 워크플로 재설계 △AI 에이전트의 오류를 찾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피드백 루프 구축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지양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 함양 등을 원칙으로 협업체계를 설계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이렇게 변화한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책임을 맡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도 중간관리자에게 부여됩니다.

AI 도움을 받아 ‘슈퍼 매니저’로

‘에이전트 매니저’라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 동시에, 중간관리자 수가 줄어든 만큼 규모가 더 크고 수평적인 팀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슈퍼 매니저’가 돼야 한다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관리자 1명이 관리하는 구성원 수는 2024년 평균 10.9명에서 2025년 12.1명으로 증가(링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적은 수의 중간관리자가 더 많은 수의 구성원을 관리하기 위해서 감독보다 코치의 역할이 강조됩니다. AI 도입을 예로 들면,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라’고 지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AI를 직접 다뤄보기도 하면서 이해도를 높이고 구성원들이 직접 실험해보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되는 것이지요.(링크) 조쉬 버신 컴퍼니의 조쉬 버신 대표는 지난 10년간 경영 방식에 있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권한 부여’와 ‘실험 정신’을 꼽으면서, 이는 AI 시대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즉,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업무 방식을 실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요.(링크)

이처럼 새로운 역할을 해내면서 더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더이상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AI에 위임할 수 있어야겠지요. 훨씬 더 많은 수의 구성원을 관리하며, 더 넓은 범위의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행정・반복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록을 요약하고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는 업무는 이미 상당 부분 AI에 맡겨지고 있지요.(링크) 일정 관리, 성과 모니터링 등 반복 업무는 AI가 더 탁월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링크)

289명 HR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성과관리 AI 활용 트렌드 2026' 조사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변화되는 조직 리더(중간관리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AI가 목표, 피드백 초안 작성 등을 담당함에 따라 리더는 신뢰 구축, 동기 부여 등을 목적으로 한 코칭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될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AI 활용 확대에 따른 중간관리자 역할 변화

*응답 수

이어 △인간과 AI의 협업 모델을 설계하고, 팀 내 역할 분담 및 협업 방식을 정의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공감, 창의성, 비판적 사고 등 소프트스킬 개발 △AI 도입에 따른 구성원들의 정서적 반응을 이해하고 변화 관리에 집중 순으로 중요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앞서 정의한 두 역할에 빗대어 보면, 신뢰 구축, 동기 부여 등을 위한 코칭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공감, 창의성 등 소프트스킬을 개발하는 ‘슈퍼 매니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강조되고 있으나, AI와의 협업 방식을 정의하고 변화 관리에 집중하는 ‘에이전트 매니저’의 역할도 요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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